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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비샤이 코헨 [Big Vicious]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20-04-09

조회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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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상희


Big Pleasure!


트럼페터 아비샤이 코헨은 그동안 사색적이며 고요한 느낌의 음악을 주로 들려줬다. 이러한 특징은 ECM과도 잘 어울리는 부분이었고 아비샤이 코헨의 음악적 정체성을 대변해왔던 것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밴드 ‘야비샤이 코헨 빅 비셔스’로 돌아왔다. ‘퀸텟’ 같은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프로그레시브한 ‘밴드’를 조직해 나타난 것이다. 아비샤이의 밴드 구상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6년 전부터 계획했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자신의 조국인 이스라엘로 거처를 옮긴 그는 어릴 적부터 함께 연주했던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함께 음악을 만들기로 한다. 흥미로운 점은 밴드 멤버 중 일부는 재즈와는 거리가 있는 음악을 주로 해왔던 연주자들이라는 것이다. 아비샤이는 이들 모두가 재즈 연주자 출신이지만 일부는 일찍이 재즈로부터 떠났다는 표현을 썼다. 재즈로부터 떠난 이들과 함께 만드는 음악, 또한 그가 다짐하듯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는 음악에는 재즈라는 영역보다는 음악 그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자유롭게 다양한 시도를 했을 것이라는 의도가 읽힌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음악을 들고나온 아비샤이는 자신의 음악적 변화보다는 새롭게 등장한 한 밴드의 음악에 집중해주기를 요청하는 듯하다.


새로운 밴드의 등장이지만 굳이 아비샤이의 이전 음악과 대비를 해본다면 그 차이는 이미 첫 트랙에서부터 감지된다. 전자음으로 시작해 드럼, 베이스의 록 비트가 공간을 채워나가는 첫 트랙은 이제껏 그의 음악을 들어왔던 이들이라면 꽤 생경하게 다가올 것이다. 혹시 동명이인인 베이시스트 아비샤이 코헨의 신작이 아닌지 앨범 표지를 다시 찾아보게 될 정도이다. 이어지는 트랙인 ‘Hidden Chamber’, ‘King Hunter’는 아비샤이의 곡으로 록 비트가 한층 더 강화되는데 특히 ‘King Hunter’는 그냥 록 음악이라 소개해도 무방할 정도로 사운드가 강렬하다. 단순히 록 비트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록의 어법을 자연스럽게 구사해내는 아비샤이의 새로운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들은 밴드를 시작할 때부터 기존의 곡을 해석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기존의 곡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면서 팀 색깔을 찾아 나가는 일련의 작업은 두 곡의 결과물을 냈다. 하나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다. 극적인 요소가 다분해 강렬한 파토스를 느끼게 하는 베토벤의 곡은 록 비트와도 잘 어울리는데 밴드는 이러한 특징을 강조해 나가면서도 곡이 지닌 우아한 느낌 역시 상실되지 않도록 완급을 섬세히 조절해 나가며 표현해냈다. 다른 하나는 전자음악 그룹 매시브 어택의 ‘Teardrop’이다. 아비샤이 코헨 빅 비셔스는 이 곡을 절대 질리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고도 심플한 요소를 갖춘 곡이라고 평했다. 아마도 원곡이 가진 몽환적이면서도 재즈적인 색채와 시작과 끝이 끊임없이 연결되는 듯한 중독성 강한 곡 구성, 그리고 그루브한 느낌이 편곡의 가능성을 무한에 가깝게 열어준다는 데서 매력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곡에서 밴드는 정교하고 치밀한 연주로 음악적 상상력을 구현해내는데 이는 마치 자신들만의 편곡의 모범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밴드의 재해석 작품은 이들의 음악적 방향성을 더 또렷이 보여주는 이정표의 역할을 하며 앨범의 중심을 차지한다.


곡 작업은 주로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이제껏 다른 뮤지션과 함께 곡을 써본 경험이 없었던 아비샤이에게 이번 경험은 하나의 도전이었던 셈이다. 멤버들은 수많은 토론을 통해 각자 원하는 사운드가 무엇인지 생각을 나누고 그것을 실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앨범은 여러 음악적 시도로 인해 실험성이 많이 강조된 느낌이지만 의외로 멜로디컬한 부분이 적잖게 느껴질 정도로 대중적인 접근에도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주는데 이러한 요소들의 균형, 혹은 상호보완이 밴드의 사운드를 더욱 양질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축구 경기를 평가하듯이’ 곡에 관해 치열한 토론을 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멤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음악을 가능하게 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했음은 틀림없어 보인다.


서로 이질적인 음악이 곡 안에서 충돌하는 상황, 거칠고 투박한 질감의 음악이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팀 이름만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충돌하는 지점 하나하나에서 반짝이는 역설적인 조화를 마주하는 경험, 그리고 연주로부터 나오는 울림들은 한발 더 나아가 이들의 음악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음악에서 팀 이름으로부터 풍기는 야수성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직 꿈틀거리는 싱싱한 에너지가 빛을 발할 뿐. 지속해서 충돌이 일어나지만 그 지점들이 만들어내는 궤적의 아름다운 모양은 듣는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전달할 것이다.


★★★★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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