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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알프레드 라이언과 루디 반 겔더의 블루노트 사운드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19-01-15

조회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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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다운비트> 2018년 12월호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메데스키 마틴 앤 우드의 사진을 보며 ‘아, 이렇게 세월이 많이 지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회가 남달랐다. 그런데 또 마침 2019년이 블루노트 설립 80주년이라는 이야기를 <재즈피플> 편집장을 통해 전달받았다. 원고 청탁을 받으며 우리 시대를 함께 풍미했던 재즈 거인들과 그들의 화려했던 자리들을 이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밀려왔다. 블루노트를 모르는 재즈 팬은 없고, 재즈를 몰라도 블루노트를 아는 사람들은 많다. 그만큼 블루노트는 우리 세상에 큰 업적을 남겼다. 블루노트 레코드를 설립하고 이끌었던 알프레드 라이언의 얘기로 시작해 보려 한다.



프로덕션 - 블루노트의 성공 요인


최근에는 각종 음악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 프로듀서라는 직군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막연한 경우가 많은듯하다. 다들 알고 있듯 알프레드 라이언은 음악에 별 조예가 없는, 그저 평범한 재즈 애호가였다. 하지만 스타 출신의 은퇴한 선수가 명감독이라는 방정식이 꼭 성립하지는 않듯이 프로듀서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예산의 수립과 그에 맞는 인선의 배치는 프로듀서의 핵심 덕목이다. 블루노트 레이블의 설립자 알프레드 라이언은 이에 좋은 본보기가 되는 인물이다. A&R 이전에 레코드가 그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리걸 라인 ⓟ&ⓒ1)에 대한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인물들을 먼저 영입한 것 때문이다. 레코딩 엔지니어 루디 반 겔더와 사진작가 프랜시스 울프, 커버 디자이너 리드 마일스의 참여는 알프레드 라이언의 예측을 넘어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었고, 이는 재즈가 화려한 꽃을 피웠던 1950년대 전후를 이끄는 레이블 블루노트의 정체성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견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음반업계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세계음반협회(IFPI)의 2018년 보고서를 뒤져보면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음악 감성 패턴에 대한 연구조사 자료가 있다. 일주일에 17.8시간, 하루 2시간 반의 음악 감상이 75% 스마트폰, 그중 38%가 불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86%의 음악 감상은 스트리밍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피지컬 음악 시장은 이제 완전히 저물어 가는 사양 산업이 되었다. 실제로 요즘 젊은이들에게 CD를 선물하면 ‘CD플레이어가 없어서 못 들어요’라는 답이 돌아오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블루노트 레코드는 좀 다른 것 같다. 동네마다 하나씩 자리하고 있는 유명 프랜차이즈 의류매장에 블루노트의 음반 재킷으로 디자인한 티셔츠가 판매되었고, 다양한 업종의 매장들이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블루노트의 LP 레코드판들이 벽면에 전시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수십 년 전 알프레드 라이언이 예측했던 사업적 판단은 시대를 넘어 큰 문화적 성공사례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블루노트는 철저히 프로듀서 알프레드 라이언의 작품이다. 많은 재즈 거인들과 불멸의 레퍼토리가 루디 반 겔더라는 거장 엔지니어의 손에 녹음되고 그 음악 상품 패키지가 리드 마일스와 앤디 워홀의 멋진 커버에 의해 최고의 음악 콜렉션으로 탄생한 것은 기획, 제작자인 프로듀서의 심미안과 투자에 대한 진정성으로 시작되고 끝맺음한 덕이다.



RVG 사운드 – 사운드 엔지니어링


전 세계에는 블루노트 음반들을 수집하는 콜렉터들이 있다. 1965년 리버티 레코드로 판권을 넘기기 이전의 오리지널 음반 콜렉션에 매진하는 사람도 있고 딥 그루브(Deep Groove)와 제조공장들에 따른 레이블 로고까지 구별할 정도로 정말 대단한 수준과 경지에 오른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다수의 콜렉터들은 음악 이론에 관해서는 아마추어들이다. 이들의 음반 구매는 음악에 관련한 것보다는 콜렉션으로의 가치에 더 주목하여 이루어진다. 연주보다는 악기에 주목하고 음악에 담긴 코드 진행과 솔로 즉흥연주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그 음반에서 나오는 레코딩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 음들의 재생에 더 집중한다. 그래서 재생 앰프와 스피커를 교체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고 그렇게 또 더 깊은 마니아의 세계로 빠져드는 경우를 심심찮게 봐왔다.


루디 반 겔더


루디 반 겔더. 이 위대한 재즈 사운드의 창시자도 어린 시절에는 이런 유의 사운드 마니아였던 듯하다. 루디 반 겔더 역시 레코딩 엔지니어로 일하기 이전에 자신이 소유한 플레이백, 즉 재생의 기자재에 불평불만을 품었던 시절이 있었음을 한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적이 있다. 그의 집요한 성격은 이를 파고들어 소리의 녹음과 재생에 대한 기본 공학을 습득하게 했으며 이는 사실 디지털 시대에 어울릴 정도로 완벽한 RVG 사운드 창시의 바탕이 된다. 아날로그 시대의 종말을 환영했던 루디 반 겔더의 섬세함은 결벽에 가까웠다. 아티스트가 마이크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거나 그의 녹음실에는 음료마저 절대 반입 불가하게 한 점이나 그 자신마저도 장갑을 착용하고 콘솔의 놉과 페이더를 조작한 점만 봐도 그의 소리에 대한 애지중지하는 태도는 상식을 넘어섰다는 걸 알 수 있다. 재즈 열풍이 사그라지며 디지털 리마스터링에 집중한 그의 행보에 대해 개인적으로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 토털의 이큐잉과 콤프레싱의 재조정을 통해 우리는 더 풍요로운 재즈를 즐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전에 루디 반 겔더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적절한 마이크 사용과 적합한 게인(Gain, 신호 증폭의 정도)으로 악기가 발현하는 소리 그 자체의 녹음에 충실하였으며 ‘Rudy Special’로 불리는 그만의 리버브 사용은 공간감을 통한 사운드의 포근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레코딩 크레딧은 대표작만 추려도 이 지면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알프레드 라이언에게 그를 소개한 길 멜(Gil Melle)의 1953년작이자 루디 반 겔더의 첫 녹음작으로 기록되어 있는 [New Faces, New Sounds]를 시작으로 케니 드류, 케니 도햄, 제임스 무디, 아트 파머, 마일스 데이비스, 델로니어스 몽크, 밀트 잭슨, 소니 롤린스, 케니 버렐, 리 코니츠, 리 모건, 존 콜트레인 등 재즈 연주자 모두를 언급해야 할 만큼 그의 녹음물은 양적으로도 엄청나다.


심지어 그와 작업하기를 거부했던 찰스 밍거스의 몇몇 음반조차 RVG의 이름이 크레딧 노트에 포함되어 있다. 시더 월턴의 2011년 작 [The Bouncer]가 공식적인 RVG의 마지막 녹음작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발매되지 않은 기록들이 분명 남아 있을 테니 그의 레코딩 크레딧은 아마 진행형일지도 모른다.”



이 당시 간과했던 점은 그가 재즈 음반에 있어 최초의 스테레오 레코딩을 도입한 선구자였다는 점이다. 그것도 캐논볼 애덜리의 명반 [Somethin’ Else]를 통해서였다. 재즈 음반에 스테레오의 도입과 RVG 에디션을 통한 리마스터링 등으로 가청 주파수 내에서 재즈라는 사운드를 정립하고 발전시켜나간 업적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악기간의 밸런스와 리버브의 자연스러움도 보여주었다. 블루노트 출범 당시 경쟁사였던 리버사이드나 프레스티지의 사운드와 차별화를 위한 엔지니어 루디 반 겔더의 영입은 알프레드 라이언의 탁월한 결정 중 하나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루디 반 겔더를 블루노트에만 한정해 말하기에는 다소 어폐가 있다. 그만큼 그를 특정 레이블에 가둬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재즈사의 기록들이 루디 반 겔더는 주로 블루노트와 작업했다라고 이야기하지만 루디 반 겔더 사운드만의 적절한 공간감을 한 시대나 특정한 레이블의 패션이나 유행에 빚 댈 이유가 없다. 그의 사운드가 반백 년을 훌쩍 넘긴 과거의 소리임을 누구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루스 룬드발과 후예들

그리고 여전히 진행형인 블루노트


과거에서 현재를 돌아보며 알게 된 분명한 사실 하나는 블루노트 창립 80주년을 맞이하여 수많은 블루노트 앨범들이 더 값진 패키지로 재탄생할 거라는 점이다. 본 기사에서 언급한 재즈사의 큰 인물들은 이미 타계했지만 블루노트의 정신은 2029년 블루노트 창립 90년에도, 2039년 블루노트 창립 100주년에도 이어질 것이다.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4차 산업혁명의 AI와 로봇이 창작을 지배하더라도 인류의 위대한 문화예술의 산물로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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