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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조 로바노 [Trio Tapestry]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19-01-23

조회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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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김민주


경청으로 이루어지는 대화로서의 재즈


‘외운 대로 연주하지 말고 들은 대로 연주하라’(Play what you hear, not what you’ve memorized). 세계적인 테너 색소포니스트 조 로바노가 40년 넘게 음악계에 던진 여러 메시지 중 특별히 이 문장이 많은 음악인에게 귀한 잠언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는 이 말이 재즈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에 근거하고 있고, 둘째는 조 로바노가 단지 말뿐인 아닌 실천으로 이 말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 말이 재즈의 본질과 닿아 있는가에 대해서는 윈튼 마살리스의 견해만큼 좋은 설명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재즈선언>에서 그는 재즈를 현재의 힘으로 정의하면서 재즈에는 대본이 없고 오로지 대화뿐이라고 역설한다. 많은 재즈인들이 공감해 마지않을 이 명제는 단순히 악보 없는 즉흥연주만 재즈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연주 당시 즉발하는 감정을 바탕으로 한 찰나의 결정들이야말로 재즈를 비로소 재즈로 정의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라고 보는 관점에 기인한다.


[Trio Tapestry]는 조 로바노가 현재 시점에서 실천하고 있는 대화로서의 재즈가 무엇인지, 그의 표현을 빌려 다시 말하자면 ‘들은 대로 연주하는’ 재즈가 무엇인지 명징하게 드러내 주는 앨범이다. 부클릿에 실린 글에서 연주자 간 인터플레이의 ‘신성한 타이밍’을 강조한 그의 견해를 반영하듯 그의 트리오는 성급하게 자기 소리를 과시하는 법 없이 적절한 시점에 신중하게 말하고 반응하며, 오해가 없을 만큼 충분히 교감한다. ‘연주하다’보다는 ‘듣다’ 혹은 ‘대화하다’라는 동사가 그들의 행위를 미학적으로 설명하는 더 적확한 표현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화려한 언변 대신 경청을 우선하는 대화로서의 연주. 이것이 [Trio Tapestry]가 성취한 품격이다.


1981년부터 폴 모션, 존 아베크롬비 등 ECM의 주요 아티스트의 앨범에 이름을 올려 온 조 로바노가 첫 번째 ECM 리더작으로 선보이는 이 기념비적 앨범에는 그가 ‘지금까지 녹음한 이래 가장 친밀하고 사적인 음악들’이라고 밝힌 11곡의 자작곡이 실렸다. 그 내밀한 정서는 돈독한 관계에 있는 뮤지션들의 참여로 더욱더 짙게 표현될 수 있었다. 10대 시절부터 함께한 죽마고우이자 버클리 음악대학 입학 동기로서 음악적으로 깊이 연대해 온 카르멘 카스탈디, 1980년대 중반부터 서로의 길을 응원해 온 마릴린 크리스펠이 이 트리오에서 함께한다.



그들의 음악적 대화가 취하는 형식과 뉘앙스의 폭 역시 매우 넓다. ‘Seeds Of Change’의 섬세한 앙상블은 가까운 이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상냥히 첨언하는 듯한 부드러운 대화를 연상시킨다. 피아노의 메시지가 충분히 전개되고 나서야 테너 색소폰의 응답이 시작되는 ‘Razzle Dazzle’은 선문답의 재즈화로 들리기도 한다. 또한 강렬한 드럼 사운드 위에서 헝가리 전통 목관악기인 타로가토 연주가 신비감을 더하는 ‘Mystic’, 조 로바노가 테너 색소폰과 동시에 연주하는 악기로 유명한 공의 소리가 인상적인 ‘Gong Episode’, 중요한 주장들이 이어지는 듯 강렬한 사운드가 매력적인 ‘Rare Beauty’ 등에서도 이 앨범이 지향하는 형식적 고민을 확인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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