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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18 해외 재즈 앨범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19-02-12

조회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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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2018년에 해외에서 좋은 앨범들이 나왔다는 사실을 다시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재즈 팬들이라면 2018년 한 해 동안 나온 수많은 앨범을 듣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찰리 헤이든, 존 콜트레인처럼 세상을 떠난 고인들이 생전에 남긴 음악부터 세실 맥로린 살반트, 카마시 워싱턴 등 현 재즈 씬을 대표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신선한 음악까지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재즈로 즐거웠던 한 해였다. 본 리스트는 월간 <재즈피플> 편집진, 필진을 비롯해 외부 재즈 전문가들의 추천을 합쳐서 선정했다. 덧붙여, 10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많은 득표를 받은 앨범 10장을 순위대로 소개한다. 이 20장의 앨범은 2018년 재즈 씬을 정리하며 반드시 들어봐야 할 작품들이다.  





1. Charlie Haden & Brad Mehldau [Long Ago And Far Away]


“너무나도 늦게 발매된 명반”



찰리 헤이든이 세상을 떠난 후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그가 남긴 녹음들이 공개되고 있다. 사실 나는 한 연주자나 보컬의 사후에 발매된 앨범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연주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매된 앨범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연주자가 공개를 거부했던 녹음일 수도 있다. 그런 것이 비밀을 공개하듯 앨범으로 발매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상당수는 연주자가 앨범으로 남기기 싫어했던 것이 이해될 정도로 기대 이하의 음악을 담고 있곤 한다.


그러나 찰리 헤이든의 사후에 발매되고 있는 앨범들은 그렇지 않다. 음질이나 녹음의 양이 앨범으로 정리되기에 모자란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음악적인 측면에서는 모두 뛰어난 것들이었다.


그런 중 발매된 이번 브래드 멜다우와의 듀오 공연 앨범은 음악, 음질 모든 면에서 ‘왜 이리 늦게 발매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뛰어난 것이었다. 그의 이전 듀오 앨범들은 물론 생전에 그가 선보였던 앨범들 전체에서도 손꼽힐만했다. 실제 찰리 헤이든도 녹음을 종종 들으며 앨범으로 제작되기를 희망했다고 하니 이 앨범은 진정한 유작에 해당한다 할 수 있겠다.


듀오 연주는 보통 두 연주자가 대화하듯 연주를 주고받는 것에 따라 성과가 결정되곤 한다. 브래드 멜다우는 앨범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고인과 옆에 서서 사이좋게 길을 나누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실제 베이스와 피아노가 펼치는 서로의 여백을 메우는 연주는 친한 친구의 대화 같다. 게다가 그 대화의 주제는 끊기지 않는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찰리 헤이든이 살짝 뒤로 물러나 브래드 멜다우가 자유로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주를 펼쳤다는 것이다. 찰리 헤이든이 브래드 멜다우를 반주했다는 것은 아니다. 연주의 방향 자체가 그랬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한 걸음 뒤에서 어린 아들을 지켜보면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필요에 따라 슬쩍 방향을 알려주는 것 같은 연주였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동등한 입장에서의 대화는 찰리 헤이든의 포용력 넓은 연주를 통해 가능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사실 찰리 헤이든은 평소 이런 식의 연주를 자주 하곤 했다. 특히 듀오 앨범에서는 더했다. 그것이 브래드 멜다우와의 이번 앨범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으로 드러난 것이다. 타이틀곡 ‘Long Ago And Far Away’가 대표적이다.


그래서인지 브래드 멜다우의 연주는 이전 그의 리더 앨범에서처럼 빛을 발했다. 특히 찰리 헤이든 쿼텟 웨스트의 연주로 친숙한 ‘My Love & I’나 ‘Everything Happens To Me’에서 멜로디를 자유로이 변형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솔로 연주는 그의 솔로 앨범이나 트리오 앨범에서의 발라드 연주를 능가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확실히 이 앨범은 분명 찰리 헤이든의 생전에 발매되었어야 했다. 그는 이 앨범에 대한 사람들의 찬사를 직접 들었어야 했다. 그것이 아쉽다. _ 최규용




2. Brad Mehldau Trio [Seymour Reads The Constitution!]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의 바로 그 맛을 담은 앨범”



2018년 브래드 멜다우는 바흐의 주제로 화려한 솔로 연주를 펼친 [After Bach], 찰리 헤이든과의 듀오 공연을 담은 앨범 [Long Ago And Far Away], 그리고 지금 이야기하는 트리오 앨범 [Seymour Reads The Constitution!]까지 석 장의 앨범을 발표하는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게다가 그 앨범 모두가 ‘올해의 앨범’에 선정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다. 단순히 연주 잘하는 연주자를 넘어 그는 어떻게, 무엇을 연주해도 남들과 다른 동시에 브래드 멜다우의 것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스타일리스트의 영역에 들어섰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앨범들이었다. 그것도 여전히 해보고 싶은 연주와 음악이 많은 스타일리스트.


이 트리오 앨범은 석 장의 앨범 가운데 가장 익숙한 연주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After Bach]에서의 우주적인 거대함이 느껴지는 연주, [Long Ago & Far Away]에서의 찰리 헤이든과 함께 하는 중에도 반짝이는 솔로 연주에 비하면 이 트리오 연주는 늘 듣던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의 연주 그 이상이 아니다. 그러나 뻔함이 아닌 여전한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것이 달랐다. 키스 자렛 트리오의 스탠더드곡을 연주한 앨범들이 늘 비슷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했듯이 2005년부터 호흡을 맞춘 래리 그레나디어(베이스), 제프 발라드(드럼)와 함께한 트리오 연주는 친근한 만큼 신선했다.


타이틀곡이 대표적이었다.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 2014년 2월에 세상을 떠나기 약 2주 전에 그가 미국 헌법 책을 읽는 모습을 꿈꾼 것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이 곡에서 브래드 멜다우는 3박자의 리듬을 바탕으로 아련하면서도 슬프다고는 할 수 없는, 그래서 기묘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연주를 펼쳤다. ‘Ten Tune’에서도 우수 가득한 테마 멜로디를 극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연주 속에 그는 담담함과 뜨거운 열정을 절묘하게 아울렀다. 외부에 무심한 듯하고 내적으로는 밝지 않은 브래드 멜다우만의 회색빛 우수를 담은 연주. 이것은 브래드 멜다우의 음악을 꾸준히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익히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 연주가 마약처럼 헤어나기 힘든 중독성을 발휘했다.


그 중독성 강한 매력은 피아니스트의 멜로디적 감각만큼이나 왼손의 코드 진행이 큰 역할을 했다. 비치 보이스의 ‘Friends’와 폴 매카트니의 ‘Great Day’ 등 그가 쓰지 않은 곡들이 멜로디는 그리 변한 것이 없음에도 정서적 측면에서 마치 브래드 멜다우가 쓴 곡처럼 들리는 것이 그랬다.


보통 한 해를 장식하는 앨범들 중 상당수는 주제가 확고하거나 편성, 소재가 독특한 경우가 많다. 2018년에 발매된 브래드 멜다우의 다른 앨범들도 그랬다. 하지만 이 트리오 앨범은 특별한 무엇을 시도했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근 10년 사이에 발매된 브래드 멜다우의 앨범 중에서 감상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의 핵심적 매력을 담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_ 최규용




3. Cecile McLorin Salvant [The Window]


“기본에 충실해 전통을 이어나가다”



[The Window]는 보컬리스트 세실 맥로린 살반트와 피아니스트 설리번 포트너의 합작 앨범이다. 이 둘은 세실 맥로린 살반트의 [Dreams And Daggers]에 수록된 베시 스미스의 곡 ‘You’ve Got To Give Me Some’을 통해 좋은 합을 보여준 바 있다. 이 라이브 앨범이 밴드를 기반으로 오케스트라 세션을 도입했던 걸 상기한다면 이번 앨범은 꽤 악기 구성이 단순해졌다.


앨범에 담긴 세실 맥로린 살반트의 보컬은 청자에게 풍부한 감정선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유명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삽입곡 ‘Somewhere’과 고전 샹송인 ‘J’ai L’Cafard’에서 그 보컬의 진기가 잘 드러난다. 그와 함께 한 설리번 포트너의 연주 또한 때로는 곡의 빈 곳을 채울 만큼 격동적으로, 때로는 잠잠하게 보컬과 어우러진다. 그 때문에 앨범은 크레딧을 통해선 미처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청자에게 장엄하고도 다채로운 인상을 안겨 주며, 재즈 거장들의 송북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도 앨범에는 엘라 피츠제럴드의 ‘The Gentleman Is A Dope’, 버디 존슨의 ‘Ever Since The One I Love’s Been Gone’ 등 이전 시대의 노래 또한 수록되어 있다.


세실 맥로린 살반트와 설리번 포트너는 앨범에 오리지널과 시대와 장르를 막론한 여러 커버곡을 담아냈다. 이 모든 곡에선 두 뮤지션이 만나 이루어진 고유의 색이 깃들어 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Visions’가 대표적이다. 스티비 원더의 원곡이 사이키델릭하게 진행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 둘의 버전은 블루스 느낌이 나 매캐한 지하의 클럽 분위기를 연상하게 한다. 뒤를 이어 나오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One Step Ahead’ 역시 그렇다. 이들은 곡의 가사가 여성이 남성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모습을 담아냈다는 점을 짚어 경쾌한 왈츠로 재해석했다. 이 밖에도 냇 킹 콜의 경쾌한 곡을 우울하게 그려낸 ‘Wild Is Love’, 테너 색소폰과 보컬이 하모니를 쌓듯 어우러지는 ‘The Peacocks’ 또한 이들의 관점으로 다시 태어난 곡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돌아가 세실 맥로린 살반트가 이번 앨범에서 단순한 악기 구성을 취했는지 생각해보면, 이전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WomanChild]를 통해선 래그타임, [For One To Love]에선 뮤지컬과 클래식 음악을 선보이며 고전의 멋을 살리고자 했다. 또한, 단순하고도 알찬 앨범의 구성은 재즈 초기 시절 많은 이들에게 고전으로 불리는 여성 보컬리스트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세실 맥로린 살반트는 [The Window]를 통해 재차 자신이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의 명맥을 잇는 정통 계승자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_ 최다현




4. Joshua Redman [Still Dreaming]


“진지한 태도, 의미 있는 질문!”



솔직히 이 앨범을 올해의 앨범으로 염두에 두고는 있었지만, 상위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앨범의 탁월함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앨범을 들을수록 이 앨범의 모범이 된 듀이 레드맨의 음악이 더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듀이 레드맨이 속했던 밴드 올드 앤 뉴 드림스(Old And New Dreams)는 거칠면서도 압도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에 반해 조슈아의 앨범에서는 특유의 모던한 느낌이 드는 멀끔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선배들의 위업에는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은 연주가 아쉽게 느껴지긴 했다. 그럼에도 이 앨범을 올해의 앨범으로 올려놓을 수 있는 건 조슈아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의 음악은 학구적이고 진지하다. 어떤 스타일의 음악이건 분명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연주와 음악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이 그의 매력이다. 앨범 [Still Dreaming]에서도 그의 탐구하는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질문을 던질 줄 아는 뮤지션이다. 그는 자신의 음악적 방향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단순히 음악 스타일에 대한 물음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음악에 반영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물음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조슈아는 이번 앨범에서 화성 악기가 배제된 독특한 쿼텟 편성을 선보인다. 이것은 아버지 듀이 레드맨의 자취를 추적하는 그의 방법인 셈이다. 또한, 아버지 이전에 혁신적인 사운드를 예비했던 오넷 콜맨에 대한 존경의 의미도 담겼다고도 하겠다. 전체적으로 오넷 콜맨 쿼텟에서의 활동 이후 듀이 레드맨이 동료들과 결성한 올드 앤 뉴 드림스의 방향성과 많이 닮았다. 편성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품을 가져와 적극적으로 재해석해냈는데 앨범 후반부로 갈수록 심화한 형태를 띠는 프리 재즈 연작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찰리 헤이든의 곡을 재해석한 ‘Playing’에선 원곡의 날 것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치밀한 연주까지 선보이며 더욱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오넷 콜맨의 작품을 편곡한 ‘Comme Il Faut’는 해체된 형태의 곡 구성처럼 보이는 가운데서도 비밀스럽게 맞아 들어가는 연주자들 간의 인터플레이가 눈부시다.


큰 그림뿐만 아니라 세세한 부분까지도 통제 아래 둔 것 같은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지휘 같은 연주도 주목할 만하다. 조슈아 레드맨이 작곡한 ‘The Rest’는 인상적인 테마와 합주와 독주의 경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충실한 한명 한명의 연주가 어우러지며 멋진 집단 창작물로 완성된다. 마치 듀이 레드맨과 오넷 콜맨을 자신이 이해한 방식으로 총정리를 해놓은 듯한 비장함이 느껴진다. 위 세 곡 모두 모던한 톤이 주는 세련된 느낌이 예전 그 시절과는 다소 이질감을 느끼게 하지만 프리 재즈의 자유분방함은 더 밀고 나아갔다. 짧지만 핵심을 놓치지 않은 이들의 연주가 선배들이 나아갔던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 앨범을 통해 조슈아 레드맨 자신에게나 재즈 역사에서나 의미 있었던 시절의 음악을 꼼꼼히 짚어냈다. 현재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는 주제 중 하나를 적절히 선택해 던진 그의 혜안이 돋보인다. 그가 재즈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리는 청사진은 우리 시대에 여전히 유효하고 앞으로도 꼭 필요하다. 그러한 선구자적인 역할을 계속해서 감당해주길 기대하며!  _ 이상희




5. John Coltrane [Both Directions At Once: The Lost Album]


“음악적 여정을 재구성하기 위한 보물 같은 한 조각”



동시대의 최첨단을 달리는 음악을 듣는 것도 흥미롭지만, 향수를 자극하는 지난 시대의 음악을 듣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이다. 특히 소실되었다가 어느 창고에서 발견되었다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간직한 어느 거장의 앨범 발매는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 당시 발표되었던 앨범들과 선후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연주자의 음악 여정을 추적해볼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존 콜트레인의 앨범도 그렇다. 소실된 줄로만 알았던 작품이 존 콜트레인의 전 부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Both Directions At Once]라는 타이틀로 묶여 발매되었다. 소위 ‘레전드’ 연주자라 불릴만한 아티스트의 전성기 시절 연주의 한 대목을 새롭게 감상함으로써 그가 추구했던 음악적 방향을 다시 한번 짚어보게 된다.


앨범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는 그가 당시 추구하던 진취적인 스타일의 음악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쉼 없이 달리는 ‘Impressions’는 피아노가 참여하지 않은 트리오 구성의 긴장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 탄탄한 베이스와 현란한 드럼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존 콜트레인의 연주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Nature Boy’에서도 피아노가 빠져있다. 곡 자체가 주는 긴장감도 있지만 단순한 베이스 리듬의 진행 속에 색소폰과 드럼이 만들어내는 인터플레이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One Up, One Down’에서는 쿼텟의 모습을 갖추었지만, 색소폰 솔로에서는 피아노가 빠지면서 색소폰 트리오 특유의 건조함을 만들어낸다. 존 콜트레인 자신을 제외한 쿼텟 사운드의 중심을 피아노에서 드럼으로 옮겨 갔다고 할 만큼 쿼텟 내에서의 멤버들의 역할은 기존의 쿼텟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드럼의 엘빈 존스는 솔로뿐만 아니라 다른 연주자들에 매우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사운드를 이끌다시피 한다.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11383’은 비교적 무난한 쿼텟 사운드라고 볼 수 있으나 피아노의 드나듦이 잦은 것이나 베이스 솔로 부분에서의 과감한 보잉 연주가 어떤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다른 하나는 고전적인 스타일이다. ‘Villa’에서는 아예 분위기를 바꿔 아기자기한 멜로디의 전형적인 스윙 연주를 들려준다. 앨범 중에서 가장 느낌이 선명해지는 순간이다. 피아노가 빠지긴 했지만 ‘Slow Blues’ 역시도 전형적인 블루스로 고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다음 작품인 [Crescent]의 고전적 성향을 떠올려 봤을 때, 그가 이러한 스타일도 어느 정도는 비중을 두고 시도해 보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앨범의 방점은 전자에 찍어야 할 것 같다. 그가 후에 주로 들려준 프리 재즈 성향의 앨범들로 봤을 때 이 시기 연주가 그런 변화의 단서로서 포착되기 때문이다. 존 콜트레인이 말년의 작품에서 보이는 급진적인 표현이 완성되기 위한 시도의 단계로서 그의 음악적 실험을 엿볼 수 있는 앨범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그의 음악 여정을 재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한 조각을 찾은 것 같은, 마치 보물 같은 앨범이 우리 곁에 온 것이다. _ 이상희




6. Kamasi Washington [Heaven And Earth]


“더욱더 거대해진 카마시 워싱턴의 음악 세계”



[Heaven And Earth]는 거대하고 폭넓은 사운드스케이프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이는 앨범의 포문을 여는 곡이자 영화 <정무문>의 테마 음악을 재해석한 ‘Fists Of Fury’에서 일찌감치 확인할 수 있다. 곡은 오케스트라 세션 등의 참여로 인해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와 더불어 트랙에 참여한 보컬리스트들은 현대의 흑인 인권 운동을 암시한 가사를 들려준다. ‘Can You Hear Me’ 역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앨범은 1970년대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 혹은 OST를 보고 듣는 듯한 인상을 준다.


많은 스타 세션들의 연주를 한 데 감상할 수 있는 점 또한 앨범의 감상 포인트다. 대표적으로‘Connections’는 브랜던 콜맨의 신시사이저, ‘Tiffakonkae’는 테라스 마틴의 색소폰 연주가 돋보인다. 썬더캣의 화려한 베이스 연주가 담긴 ‘Song For The Fallen’, 로널드 브루너 주니어의 드럼 연주를 들을 수 있는 ‘The Psalmnist’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처럼 앨범은 화려한 참여진을 하나로 모아 조율해 완성한 카마시 워싱턴의 프로듀서 적 능력이 빛나 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많은 참여진들이 앨범에 구현하고 녹여낸 장르 역시 매우 방대하다. 카마시 워싱턴은 앨범에 재즈의 다양한 세부 장르들은 물론, 훵크, 일렉트로닉, 힙합, 소울 등을 모두 한대 섞어 담아냈다. 대표 트랙을 꼽아보자면 ‘The Invincible Youth’의 인트로에는 프리 재즈, ‘Connections’에는 하드밥과 웨스트코스트 재즈의 요소가 담겨 있다. 이밖에도 ‘Hub-Tones’에는 라틴 음악, ‘Vi Lua Vi Sol’에는 아프로비트의 리듬 운용이 섞여 있다.


또한, 카마시 워싱턴은 이번 앨범을 현세(Earth)와 천국(Heaven)으로 나눴다. 그리고 전자에는 자신이 외부에서 바라보는 세계를, 후자에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자 한다. 아무래도 앨범 내에서 가장 그 콘셉트가 잘 드러난 구간은 현세에서 천국으로 전환되는 부분이다. 그는 ‘One Of One’에서 합창단의 목소리와 다양한 악기들을 조화시키면서 청자들에게 하늘로 올라가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The Space Travelers Lullaby’에선 자신의 내면세계를 사운드적으로 표현한다. 이외에도 ‘Show Us The Way’와 ‘Will You Sing’에서는 가스펠을 끌어들여 와 종교적 분위기를 연출해 장엄하게 앨범을 마무리 짓는다.


더 나아가 그는 앨범에 과거의 자신을 담아내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Street Fighter Mas’가 있다. 그는 트랙에서 1990년대를 상징하는 지훵크(G-Funk)의 요소는 물론 게임 타이틀을 끌어와 자신의 문화적 뿌리가 무엇인지를 드러낸다. 이처럼 카마시 워싱턴은 탄탄한 앨범 콘셉트와 더욱더 방대해진 사운드를 통해 자신의 넓은 세계를 드러냈다. _ 최다현




7. Wayne Shorter [Emanon]


“소리로 만들어내는 웅장한 서사”



어떠한 사물이 가지고 있는 물성을 비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앨범이라는 사물을 만드는 제작자로서의 음악가들은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하고, DVD 같은 영상물을 더하는 시도를 하곤 한다. 사실 이는 ‘비틀기’라기보다 덧붙임의 개념에 가깝고, 이 덧붙인 것들에서 간혹 탁월한 요소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웨인 쇼터가 이번 앨범(사물)에서 보여준, 혹은 들려준 시도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 물성의 중심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 음악의 특질에 대해 주로 얘기하고자 한다.


웨인 쇼터의 음악은 매번 세련된 면모에서 반 발짝, 혹은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전위적인 행보를 보여주곤 했다. 신선함과 난해의 경계에서 균형감각을 발휘하는 그에게 [Emanon]은 여전히 확장되고 있는 음악적 운신의 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앨범이다. 게다가 에마논(Emanon)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에 둔 대서사의 부분요소로서 음악을 활용하는 동시에 개별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대범함과 섬세함 모두 엿볼 수 있다. 웨인 쇼터의 2002년 앨범 [Footprints Live!]에서부터 함께해온 쿼텟의 음악적 조화 역시 그 균형감에 일조한다. 심지어는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트랙들과 쿼텟만의 연주를 견주었을 때도 그 완력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우주나 신화적 배경의 서사를 개진할 때 고려해볼 만한 전자음이나 전자악기를 이 앨범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역시 새삼스레 눈여겨보게 된다. 웨인 쇼터는 장대한 음악적 표현의 실마리가 테크놀로지(전자음, 전자악기)에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어쿠스틱 악기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어쩌면 애초에 위의 요소들이 현재 웨인 쇼터에게 고려할만한 대상조차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웨인 쇼터가 [Emanon]에서 그리는 서사는 오히려 시원(始原)이나 본질, 혹은 고대의 주술적인 경향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Adventures Aboard The Golden Mean’에서 중용(The Golden Mean)에 대한 탐닉적인 표현이나, ‘Lotus’에서 종교적인 이미지의 연꽃(Lotus)을 연상케 하여 에마논의 행동 동기가 되는 듯한 맥락 역시 놓치기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이런 부분들이 구성에 몰두하는 ‘구상음악’처럼 모종의 경직성을 지닐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 역시 지나친 것은 아니다.


물론 감상의 폭을 넓히려 한 시도도 돋보인다.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트랙이자 쿼텟 연주의 마지막 트랙인 ‘Prometheus Unbound’는 두 트랙에서 모두 음악적 완결성을 지닌다. 영화 속의 시퀀스(내용상의 단위)로 대변할만한, 서사에 속한 이야기로서 명확한 맺음을 이뤄내는 것이 앨범의 색깔을 한 층 더 뚜렷하게 자아낸다.


상술한 음악적 특질과 더불어 에마논에 대한 만화가 함께 실려 있는 본 앨범이 그 물성을 충분히 비틀었는지, 아니면 덧붙임에 머물렀는지는 청자에 따라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음악가에게 자기표현의 장은 ‘소리’가 아닐까. 자기 소리에 대한 확신, 수 십 년간 해체와 조합을 반복하면서 만들어온 청각의 우주. 그것을 청자들과 획기적으로 공유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가시적인 물성을 뛰어넘는 가치일 것이다. 웨인 쇼터는 여전히 고민하며 그 우주를 넓혀가고 있다. _ 조원용




8. Keith Jarrett [La Fenice]


“이번에도 통한 그의 피아니즘”



키스 자렛의 솔로 콘서트의 매력은 무대 위에서 작곡과 연주가 동시에 즉흥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전설 같은 이야기이지만 재즈에 조금이라도 적응된 이들이라면 이제는 익숙해진 장르이다. [The Köln Concert]에서의 느낌이 워낙 강렬해서인지, 이후에 발표된 솔로 콘서트에 대한 작품의 평가는 [The Köln Concert]에 버금 가지 못 했다. 이번에 발표된 [La Fenice]도 평단의 인정을 충분히 받고는 있지만 그렇게 떠들썩한 느낌은 아니다. 실제로 키스 자렛의 솔로 콘서트 작품들이 기대에 못 미친 적도 있겠지만, 혁신적인 스타일의 음악이 비슷한 형태로 계속 연주될 때, 그러한 스타일에 대한 감상자들의 흥미는 조금씩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키스 자렛은 혁신을 꿈꾸지 않은 것 같다. 단지 그는 재즈라는 테두리를 잠시 제쳐놓고 음악 자체에 대한 접근을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재즈라는 정형화된 형식이 아닌 어떠한 장르의 음악도 품어낼 수 있다는 재즈의 정신을 극대화해 실천한, 말하자면 ‘메타 재즈’를 선보였다. 이러한 형태의 솔로 콘서트는 그의 트리오와 더불어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아주 긴요한 통로이다. [The Köln Concert] 이후로 그는 솔로 콘서트를 통해 혁신에 대한 강박이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준히 표현해낸 것이다.


[La Fenice]는 이러한 그의 음악 여정의 연장선상에서 등장했다. 장시간의 연주도 연주지만 시종일관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올곧게 풀어나가는 모습은 여전히 경이롭다. 음악 자체에 대한 접근을 했다지만 굳이 따져보자면 그의 솔로 콘서트에는 특정한 음악 스타일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래식, 현대음악, 뉴에이지, 블루스와 같은 음악들이 재즈적인 요소와 만나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그의 솔로 콘서트가 재즈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감상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도 클래시컬한 요소, 그리고 섬세한 감성이 잘 묻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기존 스탠더드곡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자랑하는 ‘Part IV’가 바로 그런 곡이다.


섬광처럼 등장한 ‘The Sun Whose Rays’도 눈길을 끈다. 곡의 유려함도 유려함이지만 태양이 비취듯 다가오는 음의 세계를 표상하는 듯한 곡을 선택한 것은 그가 무대 위에서 하고 있는 스토리 메이킹의 근원을 대변하려 했던 것 같다. 시인은 언어가 말을 걸어오는 것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러한 시인처럼 키스 자렛도 음이 말을 걸어오는 것을 경험한 대로 무대 위에서 쏟아낸다. 음의 존재론적인 세계에 대한 몰입을 연상시키는 그의 연주는 우리도 그러한 세계로 이끌려가도록 한다.


압도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우 섬세하기까지도 한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다양한 감정의 경계가 희미해지며 감정 그 자체만 드러나는 것을 느낀다. 또한 그의 음악에서 다양한 장르의  장벽이 허물어지며 음악 그 자체만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경험한다. 음의 세계에 대한 몰입의 경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그의 앨범을 올해의 앨범 중 하나로 꼽지 않을 수 없다. _ 이상희




9. Wolfgang Muthspiel [Where The River Goes]


“올스타 라인업이 선사하는 황홀한 경험”



2018년 10월, 중요한 이름들이 하나의 앨범 위에 새겨졌다. 볼프강 무스피엘, 앰브로스 아킨무시리, 브래드 멜다우, 래리 그레나디어, 그리고 에릭 할랜드. 이름 하나하나의 가치를 설명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이들은 이 시대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재즈피플’이다. 그야말로 올스타 라인업을 자랑하는 이 앨범은 ECM에서 발표된 볼프강 무스피엘의 리더작 [Where The River Goes]다. 이 이름들이 함께 모여 있는 것이 아주 낯설지는 않다. 2016년, 역시 ECM에서 볼프강 무스피엘이 발표한 [Rising Grace]를 떠올려 보자. 드럼에 에릭 할랜드가 아닌 브라이언 블레이드가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같은 이름들이 올라 있다.


볼프강 무스피엘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현재도 오스트리아를 주요 활동 무대로 삼고 있지만 15년 동안 뉴욕에서 활동하면서 그곳의 뮤지션들과 교류해 왔다. 그러한 음악적 커리어가 미국의 대표적인 뮤지션들로 모든 세션을 꾸릴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기획을 성사시켰을 것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재즈에 마음을 열고 있는 ECM의 경향이 더해졌다. 유러피안 재즈의 상징을 넘어 범세계적 컨템포러리 재즈를 이끄는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ECM의 장기적인 의지가 엿보이는 앨범 중 하나다.


하반기에 발표된 탓에 충분한 시간 동안 평가받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최고의 앨범 10개 중 하나로 이 앨범이 선정될 수 있었던 데에는 소위 ‘이름값’에만 그치지 않는 매혹적인 사운드트랙들과 스타 연주자들의 뛰어난 연주 기량이 톡톡히 기여했다.


모두 8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Where The River Goes’부터 ‘Panorama’까지 한순간도 귀를 거둘 수 없는 명곡들로 듣는 이들에게 황홀한 사운드 경험을 선사한다. 특유의 서정성과 타고난 감각으로 늘 좋은 곡을 발표해 온 볼프강 무스피엘은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여지없이 드러낸 작품 여섯 곡을 실었다. 그 중 압권은 ‘Descendents’다. 주선율을 연주하는 트럼펫의 멜로디를 전반적으로 높은 음에서 낮은 음으로 진행시키며 하강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 곡은 부드럽고 섬세한 연주로 시작해 파워풀한 코러스 연주로 마무리되는 흥미진진한 전개로 매력을 뽐낸다.


다섯 연주자들의 자기표현력과 조화로운 인터플레이가 동시에 빛을 발하는 곡은 모든 멤버가 함께 작곡한 ‘Clearing’과 브래드 멜다우의 작품 ‘Blueshead’다. 전 세계 평단으로부터 크게 지지받은 [Origami Harvest] 등 실험적인 앨범으로 비범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앰브로스 아킨무시리조차 이 앨범에서만큼은 정통적인 재즈 언어와 악기가 지닌 고유의 사운드를 성급하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결코 부정적인 기시감이 들지 않는 안정적인 연주력을 발휘한다. 자신의 존재감과 팀워크를 균형 있게 고려하며 노련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즉흥연주를 듣고 있으면 이들이 왜 현대 재즈계의 중요한 존재인지 저절로 수긍하게 된다. 2016년에 이은 2018년의 재회는 성공적이었다. 앞으로도 이들의 이름들이 함께 적힌 새로운 재킷들을 보고 싶다는 즐거운 기대를 해 본다. _ 김민주




10. Trygve Seim [Helsinki Song]


“트리그베 자임의 가장 서정적인 모습을 담다”



노르웨이 출신의 색소포니스트 트리그베 자임은 2000년 [Different Rivers]를 시작으로 이번 앨범 [Helsinki Song]까지 총 8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18년의 세월 속에 여덟 장의 앨범이라면 그리 많은 편이 아닌데 그만큼 공을 들였기 때문인지 이들 앨범들은 모두 일정 이상의 음악적 만족을 주었다. 하지만 감상에 있어 그 깊이만큼 많은 집중력을 요구하곤 했다.


그런 연주자가 이번 앨범에서는 평소보다 한층 편하고 서정성으로 가득한 연주를 펼쳤다. 아무리 복잡하고 자유분방한 연주를 질기는 연주자라 할지라도 멜로디가 선명한 발라드 연주를 선보일 때가 있는데 트리그베 자임에게는 적어도 20년의 세월 속에서는 이 앨범을 녹음하던 때가 바로 그때였다. 존 콜트레인이 1961년부터 1963년 사이에 앨범 [Ballads]를 비롯한 일련의 낭만적 앨범을 녹음했을 때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이전과 달리 단지 발라드를 연주했다는 이유만으로 올해의 앨범의 하나로 꼽을 수는 없다. 달콤함을 최우선의 가치로 친다면 이보다 더 단 연주를 담은 앨범은 많다. 중요한 것은 그 달콤함 뒤에 자리 잡은 연주자의 진실성이다.


트리그베 자임은 핀란드의 헬싱키에 머물면서 이번 앨범의 수록곡 대부분을 썼다. 공연을 위해 여러 나라, 여러 도시를 다니는 그였지만 그래도 낯선 곳에 오랜 시간 머무는 것은 분명 그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거리보다 더 멀리 고향에서 멀어진 느낌을 받았던 듯 그는 ‘New Beginning’ 같은 곡을 통해 동양적인 느낌마저 드는 연주로 타지에서의 낯섦을 표현했다.

하지만 고향에서 멀어졌다는 느낌을 그는 무조건적으로 외로움, 고독과 연결시키지는 않았다. 오히려 외로움은 그에게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그래서 이번 쿼텟의 베이시스트 매츠 아일레츠센의 40세 생일을 위한 ‘Birthday Song’을 비롯해 딸과 아들, 피아노 연주자 크리스티안 란달루를 위한 곡들을 썼다.


또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에 관한 영화를 보고 쓴 ‘Katya’s Dream’, 오넷 콜맨의 프리 재즈를 연상시키는 ‘Yes, Please Both’, 작곡가 지미 웹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쓴 ‘Morning Song’ 등도 그가 고독감에 매몰되지 않고 외부를 향해 시선을 돌렸음을 말해주었다.


그렇기에 이번 앨범은 고독감 속에 아래로 가라앉게 하기보다는 평화와 위안을 느끼게 했다. 혼자 있다는 느낌에 힘들어하는 음악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 혼자라도 외롭지 않은 음악이었다. 바로 이것이 이번 앨범의 특별함이었다. 뒷맛이 끈적한 달콤함이 아니라 여운이 긴 달콤함을 만들어 내는 핵심이었다.


이러한 앨범의 특성, 매력은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만 음악적으로는 어려운 부분이다. 그런데 그것을 트리그베 자임은 이번 앨범에서 훌륭히 구현했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는 듯이 말이다. _ 최규용




11. Fred Hersch [Live In Europe]





12. Ambrose Akinmusire [Orgami Harvest]





13. Keith Jarrett [After The Fall]





14. Esbjörn Svensson Trio [Live In London]





15. Stefon Harris & Blackout [Sonic Creed]





16. Andrew Cyrille [Lebroba]





17. Bill Frisell [Music IS]





18. Sons Of Kemet [Your Queen Is A Reptile]





19. GoGo Penguin [A Humdrum Star]





20. Bobo Stenson [Contra La Indec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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