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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송영주, 써니킴 [Tribute]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19-07-02

조회 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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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서정민갑


여성이 여성에게 보내는 헌정 앨범


송영주와 써니킴, 써니킴과 송영주가 함께 앨범을 만들 때 어느 한국 재즈 팬이 설레지 않을까. 경력이 다르고 앨범 수도 다르지만, 2005년부터 송영주가 발표한 앨범과 써니킴이 2008년부터 발표한 앨범들은 항상 한국 재즈의 정점이었다. 두 뮤지션의 원숙한 표현력과 충만한 서정성은 한국 재즈를 대표했다.


그러나 늘 따로였던 송영주와 써니킴은 2019년에 비로소 함께 앨범을 만들었다. ‘Tribute’라는 제목의 헌정 앨범이다. 송영주와 써니킴은 이 앨범을 뮤지션, 그중에서도 여성 뮤지션에게 헌정한다. 앨범의 수록곡 모두 여성 작곡가 또는 작사가가 만든 곡이다. 노마 윈스턴, 앤 로넬, 조니 미첼, 페기 리를 비롯한 여성 뮤지션들이 쓴 곡이고, 여러 여성 재즈 뮤지션이 오랫동안 사랑한 곡들이다. 써니킴과 송영주가 평소 여성 뮤지션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는 활동을 해온 편은 아니지만, 이 앨범을 듣고 크레딧을 살펴보면 당연히 재즈계의 수많은 여성 뮤지션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세상의 절반임에도 절반만큼 존중받지 못한 시간과 그래서 버티고 싸우고 타협하며 음악을 해온 이름들. 그 이름이 이름으로 존재하기 위해 감당해야 했을 고통과 분노를 헤아려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써니킴과 송영주가 이 앨범에서 젠더 정체성을 도드라지게 부각하지는 않는다. 원곡을 써니킴과 송영주의 스타일로 부르고 연주할 뿐이다. 재즈 보컬리스트로 활동하지만 일반적인 의미의 노래를 하기보다 목소리를 연주하는 데 더 치중해온 써니킴은 이번 앨범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풀고 펼치며 노래함으로써 자기식으로 노닌다. 우아하고 서정적인 스타일을 펼쳐온 송영주 역시 자신의 강점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송영주의 피아노는 여전히 자신을 앞세우기보다 음악 안에 녹아들고 기꺼이 다른 뮤지션의 배경이 된다. 가장 단출한 편성으로 연주하고 노래하는 두 뮤지션은 섬세하고 따뜻한 톤을 유지하면서 앨범의 짙은 밀도를 이어간다. 써니킴이 스캣으로 탈주하고, 송영주가 즉흥연주로 전복하는 순간의 자유로움도 앨범의 원형 같은 톤을 넘어서지 않는다.



앨범의 대표곡 ‘A Case Of You’는 가장 적게 연주하고 가장 정확하게 노래함으로써 원곡과 다른 두 사람의 곡으로 탄생시킨다. 미니멀하다기보다는 최적화한 노래와 연주의 앙상블은 원곡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훼손하지 않을 뿐 아니라, 두 사람을 거쳐 흘러나왔을 때 어떻게 더 매력적인 음악으로 태어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음악에서 중요한 것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이며,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할 모습으로 있는 일이다. 송영주와 써니킴은 한 몸처럼 맞는 호흡으로 서로를 빛낸다. 조화와 존중으로 만들고 스며드는 앨범.


★★★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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