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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트리오웍스 [Gunsan Gaka]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19-11-25

조회 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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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상희


첫술에 배부른 농익은 인터플레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오르간 트리오’. 트리오웍스의 앨범 홍보 문구를 읽다가 멈칫했다. 우리나라에 오르간 트리오가 진짜 없었나.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다. 어디나 피아노 트리오나 기타 트리오가 오르간 트리오보다 많은 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다는 건 의외였다. 물론 재즈클럽에서 잼 형식으로 시도되거나 찰리정의 전작에서처럼 오르간이 참여한 밴드 구성은 있었겠지만, 오르간 트리오라는 구심점을 갖고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먼드 오르간은 재즈에서 트리오의 형태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블루스나 훵크에서 미끈한 그루브를 연출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블루스나 훵크에서의 오르간이 음색의 효과에 치중된 부분이 있다면 재즈 트리오에서의 오르간은 역할이 더 중추적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건반 역할을 감당하면서 동시에 베이스를 대체해 표현해내야 하는 악기로 리듬과 선율 모두를 신경 써야 하는 다소 까다로운 포지션이다. 또 그만큼 매력적이기도 한 악기인데 이러한 오르간을 연주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은 재즈 필드에서 희소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여러모로 주목할 만한 오르간 트리오 ‘트리오웍스’는 그들의 첫 번째 걸음을 자신 있게 내디뎠다.


드럼, 기타, 오르간으로 구성된 트리오웍스의 멤버들은 재즈 팬이라면 익숙한 연주자들이다. 솔로 커리어뿐만 아니라 여러 연주자의 사이드맨으로도 잘 알려진 드러머 오종대와 블루지한 연주가 매력적인 기타리스트 찰리정, 피아노와 오르간을 오가며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는 성기문이 그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연주자는 역시 성기문이다. 오르간 트리오에서 오르간을 맡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이 팀의 콘셉트가 그에게서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성기문은 오래전부터 오르간이라는 악기로 재즈클럽에서 여러 연주자와 함께 꾸준히 의미 있는 시도와 실험을 해왔다. 필자가 직접 그의 연주를 보기도 했지만, 그의 이름이 오르가니스트로 올라있는 재즈클럽 연주일정표를 봐온 것도 10년 혹은 그 이상이 된 것 같다. 그만큼 성기문의 오르간에 대한 애정은 대단했고 그 첫 결실을 이렇게 보게 되었다.





이들의 구심점은 아무래도 블루스다. 찰리정은 물론이고 성기문 역시 블루스 연주를 즐기는 연주자로 알려졌다. 블루스에 일가견 있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연주는 단순한 잼 연주가 아닌 그동안의 연주 인생의 여정을 느끼게 한다. 묵직한 리프로 시작하는 경쾌한 리듬의 ‘Gunsan Gaka’, ‘Blues Five’, ‘Uncle Peter’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찰리정이 포문을 열면서 블루지한 사운드를 이끌어가고 성기문이 반주와 베이스라인, 솔로를 오가며 사운드를 디자인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바탕엔 오종대의 오밀조밀한 드럼 리듬이 자리하고 있다. 찰리정은 재즈적인 블루스 연주로 주목받아 온 기타리스트다. 이번 앨범을 통해 톤이나 솔로 전개에서 더욱더 높은 밀도와 완성도를 들려주는데 기타 사운드가 만들어내는 곡의 인상이 몰입감을 높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성기문은 그가 지금껏 시도해 온 오르간 트리오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르가니스트로서의 애티튜드를 확실히 몸에 익힌 듯하다. 이끌어가야 할 연주의 방향, 사운드 메이킹을 세심하게 고려해 오르간 트리오의 수준을 높은 단계에까지 올려놓았다. 오종대는 여러 연주를 통해 밴드 사운드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다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연주에 개입하는 플레이를 들려준다. 그의 드럼 사운드가 극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트리오 사운드에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것은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안정감을 잃지 않는 그의 연주는 트리오 사운드가 서로 잘 붙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인지 세 사람의 톤이 절묘하게도 잘 맞아 들어간다. 이는 이들의 연주가 한 덩이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유기적인 느낌을 준다.


이 앨범에는 특별히 라이브 연주가 세 곡 실렸다. 연주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겠지만 라이브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이들의 호흡을 담고 싶은 의도로 보인다. 날 것의 느낌과 정해진 형식 사이의 긴장이 느껴지는 묘한 매력의 인터플레이를 선사한다. 첫 번째 앨범이지만 시도의 가치나 완성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팀 이름에 임팩트가 다소 약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이름의 무게는 본인들이 더욱 중량감 있게 만들어 나아가리라 예상한다. 우리나라 재즈 씬에서 매년 깜짝 놀랄만한 작품들이 등장하는데 올해는 트리오웍스의 데뷔작이 그런 앨범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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