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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찰스 로이드 [8: Kindred Spirits]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20-04-27

조회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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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김민주


찰스 로이드 탄생 80주년에 기록된, 살아 있는 전설의 ‘현재진행형’ 음악


지금 재즈는 세대교체의 측면에서 중요한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전통적인 하드밥과 현대적인 쿨 재즈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존하며 음악적 저변을 크게 넓혔던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의 황금기를 직접 이끌었던 당시의 뮤지션들은 이제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몇 명밖에 남지 않았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주목할 만한 재즈의 새로운 이름들이 꾸준히 등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살아 있는 전설들의 현재진행형 연주가 필요하다. 과거의 명반들을 반복해 들으며 향수에 젖는 것만으로는 결코 미래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고, 또 무엇보다 재즈란 멈춰 있는 불변의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는 것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전설 중 한 명인 색소포니스트 찰스 로이드의 신보 [8: Kindred Spirits]가 반가운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블루노트가 야심 차게 박스세트로 발매한 이 앨범은 1938년생인 찰스 로이드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8년 3월 15일 그의 고향 샌타바버라의 로베로 극장에서 열린 콘서트를 기록한 결과물이다. CD에는 4곡이 담겼고, DVD에는 그 4곡에 7곡을 더한 총 11곡의 공연 영상이 담겼는데 세트리스트가 의미심장하다. [Dream Weaver](1966), [Of Course, Of Course](1966), [Forest Flower](1967) 등 반세기 전의 명반들은 물론,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음악적 침체기 이후 위기를 극복하여 안정기에 접어든 시기의 [Notes From Big Sur](1992),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 발매한 [I Long To See You](2016), [Passin’ Thru](2017)까지 그의 음악 경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앨범들 속 오리지널곡들이 적확하게 선정됐다. 그의 음악 생애 전체를 돌아볼 기회이자, 재즈의 과거와 미래를 성찰할 수 있었던 이 소중한 시간은 실황 녹음물을 통해 영원히 우리 곁에 남게 되었다.



이 기념비적인 공연의 첫 문을 연 것은 1966년 발표된 앨범 [Dream Weaver]의 타이틀곡이다. 수많은 재즈 팬이 사랑해 온 이 앨범은 찰스 로이드에게도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1964년 [Discovery!]로 데뷔한 이래 세 번째 발표한 앨범이자, 그가 오랜 시간 함께한 애틀랜틱 레코드에서 발매한 첫 번째 앨범이며, 찰스 로이드 쿼텟을 결성해 발표한 첫 번째 앨범이기 때문이다. 찰스 로이드 쿼텟은 이 시기 후에도 여러 뮤지션이 거쳐 가며 명맥을 이어 오고 있지만, 그 전성기는 당시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던 키스 자렛, 세실 맥비, 잭 디조넷이 함께한 [Dream Weaver] 발매 이후 1970년 중반 그가 은거에 들어가기 이전까지의 짧은 몇 년 동안이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을 공연의 첫 곡으로 선정하고, 또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인 ‘Sombrero Sam’도 세트리스트에 포함한 걸 보면, 아마도 찰스 로이드는 그때의 영광을 되새기고 싶었던 것 같다. 본래의 앨범에서 11분을 조금 넘는 길이로 녹음됐던 ‘Dream Weaver’는 샌타바버라에 마련된 새로운 무대에서 장장 21분이 넘는 곡으로 재탄생됐다. 52년 만에 또 한 번 새롭게 재탄생된 ‘Dream Weaver’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노장이 청춘의 아름다운 시기를 추억하는 곡이자 동시에 끝나지 않는 도전과 변화를 선언하는 곡이 된 것이다.


이 뜻깊은 공연에는 세션으로 참여한 줄리안 라지, 제럴드 클레이튼, 루벤 로저스, 에릭 할랜드 외에도 찰스 로이드와 특별한 인연을 지닌 이들이 스페셜 게스트로 초대됐다. 그의 오랜 친구인 부커 티 존스는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작곡한 곡 ‘A Song For Charles’과 자신의 히트곡 ‘Green Onions’를 불러 감동을 선사했고, 현재 블루노트 레코드의 수장인 음악 프로듀서이자 베이시스트 돈 워스가 베이스를 연주하며 한층 더 풍성한 무대를 만들었다.



스튜디오 녹음보다 라이브 실황 녹음을 선호하는 재즈 팬들에게 올해 이 박스세트보다 훌륭한 선물이 있을까? 귀로 듣는 CD뿐만 아니라 눈으로 보는 DVD까지 함께 구성된 만큼, 살아 있는 전설의 현재진행형 음악을 더욱 풍성한 감각으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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