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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캔디스 스프링스 [The Women Who Raised Me]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20-06-02

조회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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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상희


캔디스 스프링스가 펼치는 크로스오버의 꿈


캔디스 스프링스는 블루노트에서 데뷔 앨범을 발매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보컬리스트이다. 특유의 팝재즈 감성이 담긴 음악은 누구나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지금도 카페에 가면 데뷔 앨범의 수록곡 ‘Place To Hide’가 종종 들리곤 하는데 그곳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면서 공간을 한층 낭만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을 느낀다. 캔디스의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대중성은 그녀를 팝 보컬리스트, 혹은 알앤비 보컬리스트로 생각하게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항상 재즈를 염두에 둔 음악을 구사한다는 느낌을 준다. 종종 재즈 스탠더드를 부른다는 점이나 재즈 뮤지션이 앨범에 참여한다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재즈적인 뉘앙스를 간직한 보컬을 들려준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이러한 스타일과 비슷한 보컬리스트를 떠올리게 되는데 바로 노라 존스이다. 노라 존스의 음악 스타일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최소한 데뷔 앨범은 팝스러우면서도 충분히 재즈적이기도 했다. 이후 팝이나 컨트리에 가까운 행보 중에도 가끔씩 재즈 뮤지션과 협업을 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노라 존스는 재즈의 느낌을 무리 없이 연출해냈다. 그런 노라 존스를 캔디스는 10대 시절부터 우상으로 여겨왔다고 한다. 그녀는 노라 존스를 ‘다른 질감’을 가진 보컬리스트라 말하는데 이는 노라가 이른바 ‘순수 재즈’를 지향하진 않지만 목소리에 재즈를 비롯한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캔디스는 자신도 그러한 보컬을 추구한다고 말하면서 본인의 음악 스타일을 일종의 크로스오버로 칭한다. 그러한 타입의 보컬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이번 블루노트에서의 세 번째 정규앨범은 이러한 자신의 음악관이 더 단단해진 결과물이다.



앨범 제목은 ‘The Women Who Raised Me’. 자신에게 영향을 준 여성 뮤지션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았다. 폭넓은 음악적 관심을 반영하듯, 그녀는 앨범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뮤지션을 오마주했다. 이러한 관심은 앨범 기획을 위해 짧은 시간 동안 가졌던 것이 아니다. 그녀가 음악을 의미 있게 받아들인 이후 인상 깊었던 순간을 차곡차곡 마음에 기록해 둔 결과다. 그래서 곡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감미로운 멜로디의 ‘I Can’t Make Love You’는 캔디스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자주 들려줬던 곡이라 한다. 그녀는 블루노트 오디션을 위해 이 곡을 불렀다. 블루노트의 수장 돈 워스는 그녀의 노래에 만족하면서 이 곡의 원곡을 자신이 프로듀스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캔디스는 놀라워했고 6년쯤 후엔 자신이 이 곡을 더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실제로 6년이 지난 올해 앨범이 나왔고 그녀의 곡 해석은 원곡과는 다른 색깔을 내면서도 그에 못지않은 솜씨를 보여준다.


‘I Put A Spell On You’는 니나 시몬이 불러 잘 알려진 곡이다. 캔디스는 요즘 세대가 니나 시몬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많은 여성에게 영감을 준 니나의 음악에 귀 기울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다. 캔디스는 이 곡을 재해석하며 도입부에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등장시킨다. 이 아이디어는 어느 공연 리허설 중에 떠오른 것이라 하는데 이를 구체화한 시도는 곡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었고 클래식 피아노 연주에도 능했던 니나를 떠올리게 하는 효과도 만들어냈다.



이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샤데이를 재해석한 ‘Pearls’가 아닐까 싶다. 캔디스는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어찌할 바를 몰라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명을 받았다 한다. 훗날 자신의 장례식에서도 연주될 것이라 말할 정도로 이 곡은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곡 중 하나가 되었다. 긴 호흡을 통해 섬세하고 영적인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반복적인 베이스 리듬과 트렘펫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 편곡은 이 곡을 앨범 가운데 가장 컨템포러리한 재즈의 느낌이 강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여타 수록곡들과 다소 다른 결을 지니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트랙은 앨범의 중심에 충분히 자리할만하다.


캔디스는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을 라이브 무대에서 자주 불러왔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마음에 간직해 온 노래를 무대에서 부르고 마침내 앨범에도 담아냈다. 그래서인지 그녀와 노래가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매우 밀착해있다는 느낌이 든다. 시간이 갈수록 기량이 느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번 앨범은 이전 앨범보다 더 편안해 보이고 더 농익은 표현력을 자랑한다. 캔디스는 그저 여러 음악을 건드려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 가운데 자신의 목소리와 맞는 영역을 찾아내고 거기에 자신이 쌓아왔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자기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 앨범으로 그녀의 의지와 능력이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래서일까. 그녀가 꿈꾸는 크로스오버 음악은 공허해 보이지 않는다.


★★★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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