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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즈미어 혼 [Love And Liberation]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19-10-28

조회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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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낯선 청춘


계속 주목해야 할 뛰어난 보컬리스트


요즈음 재즈 보컬리스트라고 하면 부드럽게 낭만적으로 노래하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그러나 알려졌다시피 재즈 보컬리스트라고 무조건 분위기 중심을 노래하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기교로 감상자를 감동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노래를 통해 감상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노래에 담긴 낭만성이 더 구체적으로 감상자에게 전달된다.


미국 텍사스 출신의 보컬리스트 재즈미어 혼은 최근 등장한 보컬리스트들 가운데 재즈 보컬리스트에게 요구되는 사항을 충족시키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우리 나이로 올해 29세인 이 젊은 보컬리스트는 자신의 삶을 곡에 투영할 줄 알며 전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형 보컬리스트랄까? 2013년 사라 본 재즈 콩쿠르 우승, 2015년 몽크 컴피티션 우승이 이를 증명한다. 2017년에 발표했던 첫 앨범 [Social Call]로 2018년 그래미상 재즈 보컬 앨범 부문 후보에 올랐던 것도 그렇다.


이번에 발매된 두 번째 앨범 [Love And Liberation]도 그녀의 뛰어난 실력을 가늠하게 한다. 앨범에서 그녀는 자신의 하고자 하는 바를 작곡을 통해 명확히 드러낸다. 그 이야기는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앨범 타이틀 ‘사랑과 해방’에 연결된다. 그녀는 사랑한다는 것은 곧 해방한다는 것이고 해방을 선택하는 것은 곧 사랑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그녀는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소셜미디어에 빠져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구체적인 관계에 소홀해지는 사람들을 향한 ‘Free Your Mind’가 대표적이다. 이 곡은 그녀가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보았던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외에 ‘When I Say’에서는 딸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딸들의 시점에서 쓴 가사를 통해 풀어나갔으며 ‘Legs And Arms’에서는 학창 시절 한 남성으로부터 받았던 스토킹의 경험을 그녀가 없으면 살 이유를 찾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바꾸어 불쾌한 상황을 극복하려 했다.


한편 그녀의 멘토이기도 한 존 헨드릭스의 곡 ‘No More’에서는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데 여기에는 텍사스에서 살던 어린 시절 백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할머니가 버스 정류장으로 그녀를 배웅하곤 했던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한편, 사랑과 사람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그녀는 작곡을 통해 훌륭히 남아낸 후 탁월한 노래를 통해 구체화했다. 그 과정에서 재즈 보컬리스트 선배들의 영향을 적극 드러냈다. 예를 들면 한 남자에게 여자를 조심하라 충고하면서도 그녀 자신 또한 그 남자를 탐내는 이중성을 표현한 ‘Out The Window’의 경우 경쾌하게 리듬을 타는 그녀의 노래는 여러모로 엘라 피츠제럴드를 연상시킨다. 이 외에 ‘When I Say’에서의 스캣은 베티 카터를 떠올리게 하며 ‘Searchin’’에서는 사라 본의 창법을 생각하게 한다. 나아가 레이첼 페렐과 러스 반스의 듀오곡 ‘Reflections Of My Heart’는 드럼을 연주한 제이미슨 로스와 함께 원곡과 유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선배 보컬리스트들의 유산을 적절히 차용해 노래하는 것 외에 편곡과 연주에 있어서도 그녀는 지난 스타일을 재치 있게 활용했다. 자신과 육체적으로 함께하고 싶다는 남자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Time’이 대표적이다. 이 곡을 그녀는 보컬리스트 낸시 윌슨과 색소포니스트 캐논볼 애덜리가 1962년 앨범에서 함께한  ‘Save Your Love For Me’의 나른한 인트로를 배경으로 사용했다. 한편 앨범에서 유일한 스탠더드곡인 ‘I Thought About You’에서는 베이시스트 벤 윌리엄스만을 대동해 목소리만으로 감상자를 압도할 수 있는 보컬 능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바람둥이 남녀의 밀고 당기는 심리전을 담은 ‘Still Tryin’’에서는 블루스와 알앤비를 수용한 사운드에 걸맞은 육감적인 노래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노래와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감상의 용이함과 음악적 진지함을 조화시키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런데 재즈미어 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이를 해냈다. 그것도 과거의 익숙한 재료들을 활용해서 말이다. 아마도 이후에도 그녀는 지속해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이어갈 것 같다.


★★★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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