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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브루벡 - 산뜻하고 우아하면서도 실험적인 쿨 재즈를 선보였던 거장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20-12-04

조회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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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하고 우아하면서도 실험적인 쿨 재즈를 선보였던 거장

데이브 브루벡

Dave Brubeck (1920.12.06 ~ 2012.12.05.)


낯선 청춘

사진 제공  소니뮤직


12월 6일은 데이브 브루벡의 100번째 생일이다. 보통 유명 연주자의 탄생 100년이 되는 해에는 각종 행사나 앨범이 기획되곤 하는데 그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때문일까?


데이브 브루벡은 보통 쿨 재즈의 대표 인물로 언급되곤 한다. 실제로 그가 부드럽고 우아한 연주로 만들어 낸 산뜻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재즈는 복잡한 코드 진행과 빠른 템포로 뜨겁게 나아갔던 비밥 재즈의 반대편에 놓일 만했다. 그런데 이 정도로만 그의 음악을 이야기한다면 그는 쿨 재즈의 인기를 이끌었던 많은 연주자 중 한 명 정도로만 기억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쿨 재즈는 달랐다. 특별했다. 사실 대부분의 쿨 재즈 연주자들은 열정을 제어하고 속도를 늦추어 연주함으로써 쿨~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이에 비해 데이브 브루벡은 비밥을 순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요소를 가미해 차별화된 쿨 재즈를 만들어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4/4 박자, 3/4 박자를 넘어선 독특한 박자의 사용이 대표적이다. 1959년 앨범 [Time Out]이 그렇다. 이 앨범에서 그는 9/8 박자(‘Blue Rondo À La Turk’), 5/4 박자(‘Take Five’, 이 곡의 실제 작곡가는 그룹 멤버인 폴 데스먼드였다), 6/4 박자(‘Everybody's Jumpin’, ‘Pick Up Sticks’)을 사용하는가 하면 4/4 박자와 3/4 박자를 혼용하는 등(‘Three To Get Ready’, ‘Kathy's Waltz’) 독특한 박자 운용을 보였다. 이 외에 [Time Further Out](1961), [Countdown: Time In Outer Space](1962), [Time Changes](1964), [Time In](1966) 등의 앨범에서도 그는 7/4, 11/4, 13/4 박자 등 쉽게 사용하기 힘든 다양한 박자를 바탕으로 곡을 쓰고 연주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익숙하지 않은 박자로 연주했음에도 곡들이 어렵다거나 복잡하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특별한 박자의 사용은 곡에 산뜻함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으며 나아가 악보로 표현하기 어려운 미묘한 스윙감만큼이나 감상자를 흥겹게 했다. 이것은 마일스 데이비스 등으로부터 받았던 스윙감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대한 그만의 화답, 해결 방식이라 할 만했다.


데이브 브루벡이 복잡한 박자를 사용하면서도 산뜻하고 여유로운 정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동료들의 힘이 컸다. 그는 1951년 데이브 브루벡 쿼텟을 결성했다. 이후 많은 멤버의 변화 속에서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쿼텟을 유지했다. 그 가운데 1958년부터 1968년까지의 약 10년간 색소포니스트 폴 데스먼드, 베이시스트 유진 라이트, 드러머 조 모렐로가 함께했던 쿼텟은 클래식 쿼텟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들은 데이브 브루벡이 생각했을 쿨 사운드를 제대로 구현했다. 그중 재즈 역사상 최초로 백만 장 이상 판매된 싱글이 되는 ‘Take Five’를 쓴 폴 데스먼드는 ‘제2의 자아(alter ego)’라 할 정도로 데이브 브루벡의 음악을 잘 이해했다.


1959년 [Time Out]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 전에도 데이브 브루벡과 쿼텟은 이미 높은 인기를 얻었다. 특이하게도 대학가에서 인기가 높았다. [Jazz At Oberlin](1953), [Jazz At The College Of The Pacific](1954), [Jazz Goes To College](1954) 등 대학교에서 가진 공연을 담은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1954년에는 루이 암스트롱에 이어 두 번째로 〈타임〉지의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이에 데이브 브루벡은 자신이 백인이었기에 먼저 실렸을 뿐이며 자신보다 듀크 엘링턴이 먼저 실렸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1958년에는 미국 정부 후원으로 석 달에 걸쳐 폴란드, 터키, 인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이란, 등 14개국에서 80회의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 공연은 그에게 이국적인 리듬에 관심을 두고 이에 기반을 둔 곡을 쓰게 했다. 그것이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느꼈던 인상을 바탕으로 쓴 곡을 담은 [Jazz Impressions Of Eurasia](1958)을 거쳐 [Time Out]의 커다란 성공으로 이어졌다.


192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콩코드시에서 태어난 그는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그러나 그의 꿈은 피아니스트나 재즈 연주자가 아니었다. 목축업자였던 아버지와 함께 일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대학에서도 수의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전공학과 교수의 권유로 음악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때까지도 그는 악보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러나 대위법과 화성학에서 인정받아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이후 군 생활을 거쳐 밀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그는 재즈에도 관심을 가졌던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 다리우스 미요의 가르침을 받았다. 푸가와 오케스트레이션을 연구할 것을 독려했던 미요의 가르침은 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첫아들의 이름을 다리우스로 지을 정도였다.


한편, 1951년 그는 하와이에서 다이빙하다가 경추와 척수에 큰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몇 년간 관련 통증으로 고생했는데 그 결과 그는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솔로를 지향하게 되었다. 실제 쿼텟에서 그의 피아노는 분위기를 유지하고 이끄는 데 집중하고 화려하게 빛나는 부분은 색소폰에 일임하곤 했다.




이러한 요인들 때문일까? 그의 능력은 앞서 확인했던 대로 작곡과 편곡, 밴드 리딩에 보다 집중된 면을 보였다. 지금도 연주되는 스탠더드곡인 ‘In Your Own Sweet Way’가 대표적이다. 이 곡을 그는 1950년대 초반 새로운 곡을 연주하기 위해 외부 작곡가를 알아보자는 폴 데스먼드의 제안에 발끈해 그 자리에서 몇 분 만에 썼다.


그는 클래식을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곡을 쓰고 편곡하곤 했다. 1946년부터 1950년 사이의 녹음을 정리한 앨범 [Dave Brubeck Octet]이 좋은 예이다. 이 앨범에서 그는 피아노 트리오에 색소폰, 트럼펫, 클라리넷으로 구성된 5관 혼 섹션이 더해진 옥텟을 통해 산뜻하고 우아한 쿨 사운드를 선보였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Birth Of The Cool]에 견줄만한 신선한 시도였다.


한편 1958년 앨범 [Jazz Impressions Of Eurasia]에서 처음 선보였던 ‘Brandenburg Gate’는 데이브 브루벡의 클래식적인 면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곡이다. 클래식의 푸가처럼 피아노와 색소폰이 아름답게 어울리는 이 곡은 절로 바흐를 생각하게 한다. 이후 이 곡은 [Brandenburg Gate: Revisited](1961)와 [Brubeck Meets Bach](2007)에서 오케스트라가 가세한 18여 분의 곡으로 확장되어 연주되기도 했다.


평생 쿼텟 연주를 중심에 두었고 그룹 연주에서도 솔로를 절제했던 만큼 피아노 솔로 앨범은 그리 많지 않다. 그중 말년에 녹음한 [Private Brubeck Remembers](2004)와 [Indian Summer](2007)에서의 소박하고 정갈한 연주는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마지막을 어렴풋이나마 준비하는 노장의 담담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2012년 12월 5일, 만 91세의 삶을 꽉 채운 날이었다. 그러니까 이달은 그의 100번째 생일과 8번째 기일이 함께 있는 달이다. 이에 그의 음악을 새롭게 그의 음악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아함, 산뜻함, 정겨움 그리고 시대와 상관없는 모던함에 새삼 그의 위대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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