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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줄리안 라지 [Squint]

작성자 JAZZ PEOPLE(ip:)

작성일 2021-07-25

조회 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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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글 정병욱

전통과 서정을 동반한 유려한 탐험


미지의 영역을 향해 나아가는 탐험이 늘 가혹하고 혹독하거나 고고하고 영적인 것만은 아니다. 도전과 역동, 사색과 서정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탐험도 있기 마련이다. 여덟 살 나이에 팻 메시니, 카를로스 산타나와 함께 연주하고, 열세 살에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 오른 신동. 일찌감치 게리 버튼 쿼텟에서 활동한 후 2009년 데뷔작을 통해 연주력뿐만 아니라 좋은 작곡 능력까지 증명한 기타 비르투오소 줄리안 라지의 본 블루노트 데뷔 앨범이 그 대표적인 여행 기록의 하나다.


줄리안 라지는 이번 앨범을 두고 베이시스트 윌버 웨어, 드러머 빌리 히긴스와 아트 테일러 같은 이름을 직접 언급하고, 그로부터 얻은 트리오 사운드에 관한 영감을 밝힘으로써 선배 거장들에 대한 존경을 감추지 않았다. 애당초 ‘Familiar Flower’는 최근 함께한 찰스 로이드에게 헌정한 곡이며, 뜬금없이 로커빌리를 소환하면서도 땀내 나는 과격한 흥은 자제한 ‘Twillight Surfer’ 같은 곡에는 존 스코필드의 영향이 드리우기도 한다. 11곡 중 2곡은 재즈와 컨트리 스탠더드로, 나머지 9곡의 자작곡은 포크, 블루스, 컨트리 등 철저히 미국 대중음악의 전통적이고 통속적인 감각에 바탕을 두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과장 없는 섬세한 즉흥으로 신선한 색채를 곁들인다.



첫 곡 ‘Etude’는 여정의 설레는 준비와 출발을 담기에 적합하다. 따스한 톤과 화사한 멜로디가 넓은 음역을 안정적으로 넘나들며 편안한 재미를 주면서도, 갖가지 주법과 코드를 단단하게 커버하는 라지의 솔로 연주가 클래식 기타 솔로의 멋을 전시한다. ‘Boo’s Blues’는 제목을 통해 탐험의 지향성을 암시한다. 곧바로 합류하는 리듬 섹션과 중간중간 틈새를 적절히 헤집는 토막 솔로가 뒤이을 트리오의 콤비 플레이를 짐작하게 하고, 곡의 펑크(funk) 그루브와 풍성한 리버브 사운드는 라지가 시종일관 이어가는 담백한 스윙을 예고하는 식이다. 악기 간 미묘한 엇갈림과 불협, 집중적인 솔로를 주고받는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Squint’를 지나 마주하는 ‘Saint Rosa’의 풍경은 하이라이트로 꼭 언급하고 싶다. 앨범의 최초 선공개 곡이자 라지의 고향인 캘리포니아 샌타로자를 상징하기도 하는 이 곡의 끈덕진 백비트와 진한 서프 록의 향기, 드라마틱한 코러스 전환 및 이 전부를 관통하는 유창하고 아름다운 기타 연주는 구식 전통과 세련된 현대 언어, 캐주얼 팝과 자유로운 재즈의 경계를 그저 넘나드는 게 아니라 흐릿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되돌린다. 그 밖에 화려한 모던 재즈곡 ‘Familiar Flower’, 가장 진하게 눌어붙는 컨트리곡 ‘Day And Age’, 여정을 차분히 마무리 짓는 ‘Call Of The Canyon’까지 [Squint]의 여행 패키지는 잠깐의 탐험으로 더할 나위 없는 역동과 평화를 동시에 제공한다.


지난해 겨울에 이들이 뉴욕 빌리지 뱅가드에 머물며 작업하고, 이후 내슈빌에 모여 다시 녹음했다는 이 앨범의 탐험은 얼마 전 60주년을 맞이해 본지가 기린 전설적인 1961년 그날의 빌리지 뱅가드를 환기한다. 당시 이곳에 빌 에반스 트리오가 차분하고 조화로운 격정으로 당대 어쿠스틱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가능성과 영역을 한층 넓혀낸 것처럼 라지와 이들의 연주는 일렉트릭 기타 트리오에 기대하는 서정과 낭만에 좀 더 단단하면서도 유려한 확장을 선사한다.


★★★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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